FireFighters

부산 회동동 화학공장 화재

당근쨈 2014. 1. 2. 16:13

2013년 12월 31일.

12월의 마지막을 기념하는 그날, 거짓말처럼 화재가 발생했다.

이곳은 연례행사처럼 이맘때쯤 불이 나던 곳으로 금정소방서 관할에선 매우 신경을 쓰고 있는 단 하나의 위험물제조소 공장이다.

이날은 불이 제법 크게 나버려서 공장 두 동을 다 태우고서야 불이 꺼졌다고 한다.

사실 이런 불은 진압이 아니라 인접 건물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 것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


예전에 금정소방서에서 내가 위험물 업무를 맡을 때도 이곳에서 불이 한번 났었다.

마침 내가 참으로 좋아하는 돈까스를 먹으러 먼저 내려가 밥교대를 하는 날이었는데

아직 반도 안 먹었는데 이 공장 화재라는 지령이 떨어져서 나를 포함한 전 센터 직원들이 먹던 숟가락을 놓고 뛰쳐나가던 그 분위기를 아직 잊을 수가 없다.

다행히 그땐 큰불이 아니었는지, 아니면 화재진압이 신속히 이루어졌는지는 몰라도

조용히 넘어갈 수 있었던 날이었다.

나에겐 우여곡절 끝에 맡게 되었던 민원 업무였고, 당시엔 어려운 사업을 따게 되어 공장 관계자분들이 많이 기뻐하셨는데, 청에서 지랄 맞은 공문이 내려와도 업체에 타격이 가지 않도록 나도 신경을 많이 썼던 공장이라 모든 게 화재로 사라졌다 하니 마음이 좋지 않다.


이 사진들은 그날 화재로 비상이 걸리는 바람에 연말 술자리로 출발하다가 현장으로 오신 반장님이 찍으신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