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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일이와 함께한 신세계백화점 센텀점
    Daily 2014. 1. 1. 16:30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날은 추워지고 갈곳은 없고 하지만 나가기를 즐겨하는 선일이를 위하여.

    집에 오랜 시간 갇혀있으면 징징대는 시간 또한 비례하여 나의 피곤함과 짜증은 제곱으로 비례하여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공휴일이면 어김없이 신세계백화점 센텀점에 간다는 카스의 아줌마들의 글이 기억났다.


    그래!! 오늘은 여기여!!


    우여곡절 끝에 선일이와 함께 도착한 신세계백화점.

    여기는 주차요금 안받는다메. 근데 주차박스에 들어있는 저 아줌마는 또 머여.

    여기저기 알아보니 그 아줌마는 주차요금 징수하는 코스프레일 뿐. 실제 돈을 걷는다고는 하지 않으니 일단 그 말을 믿기로 한다.


    자다 일어난 선일이는 첨엔 낯선 곳을 경계하더니 이내 밖에 나온 걸 깨닫고는 미친 듯이 잘 뛰어다닌다.

    선일이랑 먹을라고 집에서 싸온 고구마랑 사과도 사이좋게 먹고

    돈까스도 하나 시켜서 냠냠 맛있게 먹고

    두개를 시킬까 하나를 시킬까 하다가, 두개 시키는 건 거지같고 돼지같아서 하나만 시켰는데

    이놈이 너무 많이 먹어서 내 배가 고프다.

    다음에 나올 땐 두개를 시켜야지

    * 돈까스를 함께 먹으며 셀카. 놀이터가 옆에 있었는데 형아들에 치여서 놀 생각을 안한다.


    대한민국은 소수에게 가차없이 가혹하다.

    남자들이 장악하고 있는 사회생활은 소수인 여자들에게 가혹하며, 사지 멀쩡한 사람들은 장애인들에게 가혹하다.

    육아에서는 절대적 소수인 남자들에게 또한 가혹한 세계가 아닐 수 없다.

    아주 사소한 예를 들자면, 기저귀 갈아줄 곳이 전무하다.

    신생 건물에 자리잡고 있는 수유실은 당연히 엄마들을 위한 공간이며, 여자 화장실엔 심지어 쇼파까지 있다고 하는데

    남자들은 수유할 일이 없고, 흡연실에서 아이 기저귀를 갈아줄 순 없으며, 남자화장실은 오로지  변기랑 세면대 뿐.

    이날도 기저귀를 갈곳을 찾다가 물기가 묻지 않은 세면대에 내 잠바를 펼치고 그 위에 선일이를 눕혀서 기저귀를 겨우 갈았으니.

    그렇다고 선일이와는 본인이 원할 때까지 함께 놀러다닐 팔자이니,

    내일은 아빠와 무얼할까, 어딜갈까, 생각하다 하루가 저문다.


    남자의 육아는 외롭다.

    아줌마들은 외간남자와 다니길 부담스러워하며, 내같이 육아를 전담하다시피 하는 남자를 찾기란 더 힘드니.

    그래도 함께 다닐 아줌마 구합니다 ^^

    진정한 육아는

    함께 모여 아이들은 놀도록 풀어두고 엄마아빠들끼리 모여 수다를 떠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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